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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결의안, 미국에 반대하면 이름 적겠다"

유엔총회 차원의 '예루살렘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노골적으로 회원국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한다'는 내용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미국의 '나홀로'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가운데 유엔총회는 21일 긴급회의를 열어 표결을 시도한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반대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다. 헤일리 대사는 19일 유엔 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표결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에 반대표를 던진 나라를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알렸다. 헤일리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표결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20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목요일(21일) 우리의 선택을 비판하기 위한 표결이 진행된다"며 "미국은 (찬성하는 회원국의) 명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나라도 미국에 우리 대사관을 어디에 둘지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그동안 우리가 도와준 국가들이 우리를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유엔총회에서는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반대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193개국이 참여하는 유엔총회에서는 안보리와 달리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으면 채택된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미국의 '위협'을 비난했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교장관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국제공항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우리는 얼마나 많은 나라가 양심에 따라 정의를 위해 투표할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말리키 장관은 또 "미국이 각국의 주권적 결정에 위협을 하려고 서신을 보냈다"면서 "미국이 다시 심각한 과오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날 "미국은 각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서신을 발송, 이번 표결을 단순히 예루살렘에 관한 의사표현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반 표시 성격으로 변질시켰다"고 분석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2-20

요르단 금융 거물 구금…빈 살만·쿠슈너 합작설

요르단 최대 금융사인 아랍은행의 사비흐 알마스리(80)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연행돼 심문을 받고 석방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알마스리는 당초 12일 요르단으로 귀국하려다 체포돼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는 현재 사우디 자택으로 귀가했으며 곧 출국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그의 가족과 가까운 소식통이 말했다. 사우디 당국은 알마스리 회장이 사우디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계약사 협력사 등에 대해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언론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벌이고 있는 반부패 척결과 관련돼 알마스리가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과 사우디가 있으며 알마스리 구금이 이들의 합작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이 사실상 유대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쿠슈너가 동맹국인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와 손을 잡고 새 중동평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요르단의 거물 경제인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알마스리 회장을 연행해 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알자지라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요르단에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을 수용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요르단은 그동안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트럼프의 결정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와파 바니 무스타파 요르단 국회의원은 "빈 살만과 UAE가 요르단이 자신들의 말을 따를 때까지 요르단 경제를 흔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루트에 있는 아메리카대 라미 쿠리 교수는 "알마스리 회장은 요르단 정부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아랍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등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에서 거물급 경제계 인사"라며 "그의 구금은 빈 살만이 요르단에 '우리는 요르단 경제 구조를 흔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알마스리 회장이 주요 투자자인 팔레스타인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라미 쿠리 교수는 또 중동문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쿠슈너 선임고문이 준비 중인 미국의 새 중동 평화 협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 살만은 이스라엘.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쿠슈너가 마련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이 성사되도록 하는 작업을 돕고 있다"며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에 경제적 압박을 가해 동조하게 만들려는 또 다른 작전"이라고 말했다. 알마스리 회장은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나블루스의 유명 상인 가문 출신으로 사우디와 요르단 국적을 갖고 있다. 호텔과 금융 부문에서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아랍은행의 회장에 선임됐다. 알마스리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은 지난해 레바논 총리 사드 알하리리 가문이 갖고 있던 아랍은행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팔레스타인인'으로 불리는 무닙과 사촌 관계인 알마스리는 팔레스타인 증권거래소를 설립하기도 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투자 회사 등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이 크다. 한편 팔레스타인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예루살렘 방문에 맞춰 시위가 잇따르는 등 '예루살렘 수도 선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금요합동 예배 이후 진행된 두 번째 '분노의 날' 시위에선 이스라엘 군경이 쏜 총에 맞아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이브라힘 아부 투라이야(29)는 2008년 4월 가자지구의 알부레이지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반신을 잃었던 데 이어 이번에 목숨을 잃어 이스라엘 진압 부대의 과잉 대응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2017-12-17

"북한 고맙다" 식대 80% 할인, 팔레스타인 한 식당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한 식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한 북한에 고맙다며, 북한 손님에게는 음식값을 80% 할인해 주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 있는 한 식당의 매니저인 이브라힘 라바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거부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80% 할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 출입문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형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가자지구에는 북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업주는 언젠가 북한 사람들이 다른 외국 구호원들과 함께 가자지구에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9일 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키로 한 조치를 '국제사회 의사에 대한 무시'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예루살렘은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등의 성지로,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7-12-14

유일신 3대 종교 성지 예루살렘은 '화약고'

구약시대 때 이삭 바치려 했던 곳 무슬림의 성지ㆍ유대인에겐 지성소 황금사원과 예루살렘성 둘러보면 종교 분쟁의 오랜 역사 품고 있어 중동 최대 불안요소로 꼽히는 지역 트럼프 발언, 잠식된 갈등 휘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 발언으로 중동 지역이 들끓고 있다. 예루살렘은 3대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발원지다. 거대한 종교의 신념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갈등이 존재한다. 각자 신(神)에 대한 신념과 민족의 정체성이 얽히고 설킨 곳이다. 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서로 수도로 주장하는 지역이라서 국제 관계 속에서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게 위험할 정도다. 본지는 지난 2013년 예루살렘을 직접 방문해 복잡 미묘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기획 시리즈로 보도한 바 있다. 그 중심에는 예루살렘의 '황금 사원'이 있다. 분쟁의 뿌리는 깊고, 종교는 갈등의 핵심이다. 이번 논란을 종교의 시각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장열 기자 이스라엘 전문가 이백호 목사(LA)는 "만약 중동 문제로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한다면 그 자리가 전쟁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목사가 말한 '그 자리'는 예루살렘 중심부에 위치한 '황금사원'이다. 그만큼 민감한 곳이다. 지붕이 황금색으로 덮혀져 있어 예루살렘 어느 지역을 가도 멀리서도 눈에 띈다. 우선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정부가 관할한다. 다만, 그 안에 황금사원만은 이스라엘이 '건드릴 수 없는(untouchable)' 지역이다. 이슬람의 3대 성지 중 하나기 때문이다. 무슬림은 이곳을 무하마드가 하늘로 올라간 자리로 믿고 있다. 하지만 황금사원은 모순의 지역이다. 유대인에게 예루살렘은 민족 존립의 본질이다. 이스라엘의 중심은 예루살렘, 예루살렘의 심장은 지성소(하나님이 임했던 장소)다. 구약 시대 때는 아브라함이 아들(이삭)을 여호와에게 바치려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현재 이슬람 황금사원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 대한 소유 및 탈환을 두고 이슬람과 유대교간의 대립은 중동정세의 최대 불안 요소로 꼽힌다. 그러한 지역에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며 뇌관을 건드린 것이다. 황금사원은 이스라엘의 영역 안에 있음에도 유대인은 들어갈 수 없다. 무슬림을 제외하고 일반 관광객이 황금사원에 들어가려면 전신 검색 등 공항 수준의 까다롭고도 철저한 검사를 거쳐야 한다. 방문객에게는 개장 시간도 하루 두 번 일정시간만 허용될 정도로 분위기는 삼엄하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눈물을 흘린다. 지성소의 땅을 눈 앞에 두고도 들어갈 수 없어서다. 그들이 슬피 우는 장소가 바로 황금사원 밖 아래쪽의 '통곡의 벽'이다. 이곳은 유대인들이 황금사원이 위치한 지성소의 재건을 그리며 눈물의 기도를 이어가는 곳이다. 율법에 따라 검은색 복장을 입고 귀밑머리를 길게 꼬아 늘어뜨린 정통 유대인들이 몰려 매일 벽을 잡고 통곡한다. 그들에겐 오랜 역사적 갈등이 내재한다. 대립은 구약의 이스마엘과 이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외부에서 이러한 역사를 단순히 해석해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갈등이 아닌 거다. 예루살렘은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내포한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역설의 도시다. 한 번도 평화가 깃든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땅의 소유를 두고 갈등과 전쟁이 끊임없이 반복된 곳이다. 시간을 돌려보면 기원전 1000년 무렵 다윗왕은 예루살렘을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삼았었다. 기원전 63년엔 로마군에 함락된 이후 로마의 국교가 기독교가 되며 자연스레 기독교의 성지로도 자리매김했다. 638년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에 의해 함락돼 오랫동안 그들의 지배를 받았다. 현대로 거슬러 올라오면 제1차 세계대전 때 오스만튀르크제국이 영국군에 패하며 예루살렘 인근에 있는 팔레스타인 땅은 영국의 수중에 들어간다. 이어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유대지구와 아랍지구로 양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팔레스타인이 반발하면서 중동전쟁은 3차까지 벌어진다. 팔레스타인은 아직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로서 영토의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은 이스라엘 내에서 둘레 700km의 큰 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는 거대한 도시 수용소인 셈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야말로 '하늘만 뚫린 감옥'에서 산다. 그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증이 없으면 장벽 밖으로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 다시 현대의 예루살렘 도시를 보자. 올드시티(Old City)라 불리는 예루살렘 성(전체둘레 약 4018미터)은 이스라엘에 존재하는 공존과 갈등의 역설이 축소판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성경속에 자주 등장하는 예루살렘 성은 지금 북적대는 시장통으로 변해버렸다. 성 내부는 현재 4개의 종교 지역(이슬람·알메니안ㆍ기독교ㆍ유대교)으로 구분돼 있다. 그 안에만 무려 2만 여명이 와글와글 살아간다. 황금 사원은 예루살렘 성내 동쪽에 위치해 있다. 물론 그곳은 이슬람의 지역이다. 예루살렘 성내로 들어가면 방문객의 관점에선 정신이 없다. 이슬람 지역에선 하루 다섯 번의 기도(살라트) 시간을 알리는 알림 방송이 곳곳의 낡은 스피커를 통해 매번 쩌렁쩌렁 울린다. 성내라 그런지 울림은 더욱 크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대교 지역을 지나는 정통 유대인들의 얼굴은 그때마다 마구 일그러진다. 누군가에게는 기도의 시간, 누군가에게는 분노의 시간이다. 그만큼 복잡 미묘한 곳이 예루살렘 성이다. 역사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답이 없는’ 이 지역을 두고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영역내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해 독립시키자는 ‘2국가 체제’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중동 분쟁을 종식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것으로 분쟁의 종식은 커녕 오히려 잠식돼 있던 분노를 휘저었다. 예루살렘의 사정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개신교계에서도 심층적, 역사적 이해 없이 황금사원 인근에서 일부 크리스천들이 땅 밟기 기도를 하며 사원을 돌거나, 공격적인 전도를 펼치는 행위에 대해 ‘미친 짓’이라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교계가 외치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유대인 전도 역시 그 대상에 대한 원론적 의미부터 명확한 정립과 인식도 필요하다. 이것을 국제적으로 확대해서 적용해본다면 예루살렘에 대한 단순한 이해는 중동의 ‘피바람’까지 몰고 올 수 있다. 그만큼 온 세계가 트럼프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유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7-12-11

압바스, 펜스 회동 거부…미 동맹국들, 예루살렘 선언 반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럽과 중동 동맹국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군과의 충돌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들이 나오고 동남아와 아프리카까지 반발 시위가 확산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아랍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10일(현지시간) 새벽까지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미국의 결정은 국제법 위반이어서 무효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경은 미국이 중동평화 프로세스의 후원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동"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명에는 미국의 중동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도 동참했다. 앞서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도 트럼프 대통령 성토가 줄을 이었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번 결정은 중동 평화 전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국은 텔아비브에 있는 대사관을 옮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연합(EU) 5개국은 안보리 회의 후 별도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어긋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상해 국경을 정하기 전까지 예루살렘은 양측 모두의 수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궁극적으로 국경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분노의 날'로 선포한 8일 이후 팔레스타인 전역에서는 반미, 반이스라엘 시위가 계속됐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을 발사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인 2명이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실탄을 쏴 2명이 숨지기도 했다. 어린이를 포함해 팔레스타인 부상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중동에서 미국의 평화 중재자 역할은 제동이 걸리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달 말 중동을 방문하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의 회동을 거부하기로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2017-12-10

트럼프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 들끓는 중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결정을 발표한 후 아랍권을 넘어 서방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예루살렘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동평화협상의 가장 예민한 부분으로 그 폭발적 후유증을 고려해 역대 행정부들도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공식화하면서 중동 정국은 유혈 충돌을 넘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국무부는 이날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국 공관에 발송한 전통문에서 오는 20일까지 정부 공직자들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세계가 한목소리로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국제법과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예루살렘 수도 인정과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공화당 주류인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이 강력히 요구해온 것이다. 게다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유대인이고 장녀 이방카가 남편을 따라 유대교로 개종할 만큼 친유대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 주위에 포진해있다. 가족이 친이스라엘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일부에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은 공약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예루살렘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돼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원칙이었고 역대 미국 행정부들도 이를 존중해왔다. 특히 중동평화협상이 답보상태에 있는 현 상황에서 이스라엘 지도층도 예루살렘 수도 인정과 같은 자극적 사안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이를 추진하면서 수세에 몰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중동과 아랍권은 물론 유럽 각국에서도 이날 비난과 규탄이 봇물을 이뤘다. 요르단 정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에 해당한다고 규정했고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마드 빈압둘라흐만 알타니 외교장관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라고 비유했다. 이집트 외교부도 미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계획을 거부한다는 성명을 냈고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아랍권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유감스럽다"면서 "프랑스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역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내 여러 아랍 단체들은 6~8일 사흘간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격렬한 저항을 예고했다. '수도 예루살렘'은 중동의 뇌관 유대교는 물론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이스라엘이 서쪽을, 요르단이 동쪽을 통치하며 마치 베를린장벽처럼 동서로 분단됐다. 그러다 1967년 이스라엘이 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까지 점령하면서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라고 천명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는 2국가 해법에 따라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들어설 경우 그 수도가 동예루살렘이 되어야 한다는 팔레스타인 측 요구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이전에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각각 국가를 건설해 분쟁을 없애자는 구상이다. 또한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할 경우 정착촌을 비롯해 이스라엘 측이 그동안 국제사회 비난에도 불구하고 감행해온 모든 점령정책을 추인하는 결과가 된다. 동예루살렘 주민의 대다수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이들은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2-06

트럼프 결국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7일 국가안보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방안을 결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분쟁 지역으로 미국의 이같은 선언은 중동 지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재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이슬람권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다음 주쯤 예루살렘의 지위 변동에 관한 발표가 있을 테니 반미 시위에 주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대선 공약대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중동 지역의 반발을 의식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는 방침만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 지역을 점령한 뒤 1977년 수도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했으나 팔레스타인은 물론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아 대사관도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유엔 안보리도 1980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냈다.

2017-12-01

예루살렘서도 트럭 테러, 이스라엘 여군 등 4명 사망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에서 8일 오후(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트럭이 돌진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동예루살렘의 산책로인 아르몬 하나치브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한 대형 트럭이 갑자기 인도를 벗어나 군인들을 덮쳤다. 사망자 4명 가운데 3명이 여군이라고 이스라엘 경찰은 밝혔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총격으로 사살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사건을 '트럭을 이용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날 사건을 목격한 한 버스 운전기사는 "대형 트럭이 군중들 틈으로 천천히 접근해 갑자기 속도를 내면서 돌진했다"고 말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테러 용의자가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전했지만, 신원이나 공격 배후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유엔(UN)은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협정 때 '두 국가 해법'을 제시하며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에,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 귀속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서 떠나지 않고 불법 점령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다. 2015년 10월 이후 35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 혹은 아랍인들의 테러로 희생을 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스라엘 사람들의 공격으로 희생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명이 넘는다. 백민정 기자

20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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